여성노동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여성노동자회와 함께 해주셨던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여성비정규직, 삼중의 '을' 아닙니까? 여성이어서, 비정규직이어서, 주로 영세기업에 다니는 열악한 위치로 삼중의 을입니다."

2013년 여성노동문화제 <을들의 당나귀 귀> 토크콘서트 패널로 출연하셔서  이렇게 일갈해주셔서 속이 시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규모가 큰 행사도 아닌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주최한 행사에 출연한 몇 안되는 남성정치인이었습니다.

2015년 한국여성노동자회 제23차 총회에 오셔서는 기꺼이 특강을 해주셨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무너지는 민생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진보정치 제1선에서 느끼는 고민과 희망, 도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3.8 세계여성의 날이면 장미꽃을 보내 축하하고 여성노동자의 고귀한 투쟁을 함께 기억해주셨습니다. 김경숙 열사의 투쟁을 기념하여 제정된 <오늘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후원을 요청하였을 때에도 가장 먼저 후원금을 보내주신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2017년 김경숙상 수상자는 KTX 승무지부였습니다. 12년간의 싸움 끝에 원직복직한 KTX 승무지부의 투쟁 승리 환영논평을 준비하셨다가 결국 발표하지 못했다는, 마지막까지 노동자의 벗이였던 노회찬 의원이 다시 생각납니다.

고 노회찬 의원님. 이제는 여기서의 모든 도전과 성취 아픔 훌훌 털어버리시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남은 과제는 기꺼이 우리가 지겠습니다.

- 한국여성노동자회